시(詩)/시(詩)

장인수 - 불호령

누렁이 황소 2020. 2. 22. 11:36

 

 

한 달 만에 집에 갔다.

빈손으로 갔다.

한달 만에 집에 오면서 빈손으로 오는 아들놈이 어딨어?”

엄마는 천원을 주면서 불호령을 내렸다.

십리 길 걸어서

슈퍼에 가서 약주 세 병 샀다. 

 

그제서야 엄마는 큰절을 받았다.

다음 날

삼만 원 한 달 용돈과 학비를 받고

집을 떠났다.

기숙사로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 눈물이 찔끔 났다.

(그림 : 김우식 화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