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시(詩)

강영란 - 꽃 밀서

누렁이 황소 2020. 2. 20. 10:37

 

어여뻐 보이고 싶은 이가 있는거다

 

백 년쯤 지나 꽃잎 한 장 시들고

다시 오백 년쯤 지나 꽃 한 송이 시들면

곡신하듯 펼쳐 읽는 양화소록

 

꽃피면 다 봄이라 말하지 마라

울 일이 없다고 상처가 아니겠나

돌도 하늘이 하는 말을 들을 땐 귀꽃을 피운다

 

서귀포 동문로타리 돌아오는 밤

당신이 전하는 말을 들을 땐

내 온몸이 꽃이다

양화소록 (養花小錄) : 조선전기 문신 강희안이 꽃과 나무의 재배와 이용에 관하여 서술한 농업서. 원예서.

예로부터 사람들이 완상()하여온 꽃과 나무 몇 십 종을 들어 그 재배법과 이용법을 설명하였다.

또한 꽃과 나무의 품격과 그 의미, 상징성을 논하고 있다

(그림 : 예진 화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