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시(詩)

권정우 - 운주사 와불

누렁이 황소 2020. 1. 12. 09:56

 

천 개의 부처가

뿔뿔이 흩어져버린 뒤에도

나 당신 곁을 떠나지 않을 테지만 …

 

당신 곁에

또다시 천 년을 누워 있어도

손 한번 잡아주지 않을 걸 알면서도 …

 

천 개의 석탑이

다시 바위로 들어가 버린 뒤에도

당신을 사랑하는 마음 변치 않겠지만 …

 

내가 당신 곁에

얼마나 오래 있었는지도 모르는 당신은

다시 천 년이 지나도

하늘만 바라보고 있을 테지만 …

(그림 : 심수환 화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