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시(詩)

배종대 - "단 디"가 최고

누렁이 황소 2019. 12. 20. 09:33

 

 

어머님은

내가 어렸을때 어디서 데리고 왔는지

" 단 디"를 데리고와 나에게 소개한후

아흔이 다 되어 돌아가시는 그날까지

"단 디가 최고다"라며 가까이 하기를 원하셨고

심지어 일흔이 넘은 큰 형님에게도

" 단 디"를 데리고 다니라고 말씀 하셨다

 

" 단 디"는 언제나 말이 없다

있는듯 없는듯 한 친구이나

어떨때는

" 단 디"" 단 디"하라는 어머님이

성가실때도 있었다

멀리 여행을 간다거나 무슨일을 하면서

" 단 디"를 떼어 놓을때는

무슨 작고 큰 좋지 않는 일들이 일어나

어머님은 이러한 일들을 보고는

" 내가 뭐라 했느냐? 단디가 최고다했지 않느냐?"라며

말을 듣지 않았다고 서운해 하셨다

 

이제

어머님이 말씀 하시던 "단 디"

나이 서른이 다된 아들한테 부탁한다

 

"단 디"  나의 둘도없는 친구다 

단디:  모든 일에 조심하라는 뜻의 경상도 말 “단단히”의 준말로 단단하게, 탄탄하게라는 뜻으로 쓰임.

(그림 : 정종기 화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