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시(詩)

신현림 - 가난의 힘

누렁이 황소 2019. 11. 7. 16:54

 

 

 

나를 바꿀 기회, 복권을 사 본 적도 없다


사내 냄새는 맡고 살아야지 하고는 일하다 잊었다
해를 담은 밥 한 그릇이 얼마나 눈물겨운지
쌀 한 줌은 눈송이처럼 얼마나 금세 사라지는지
살아가는 일은 매일 힘내는 일이었다
 

생각을 많이 한다고 생각이 깊어지지 않지만
내일은 힘들지 않으리라 생각하며 일한다
 

온 힘을 다해 일하는 모습은 주변 풍경을 바꾼다
온 힘을 다해 노을이 지고 밤이 내리듯
온 힘을 다해 살아도 가난은 반복된다
가난의 힘은 그래도 살아가는 것이다 

(그림 : 박천복 화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