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시(詩)

이상인 - 수숫대

누렁이 황소 2019. 10. 20. 16:59


긴 장대 끝에 손을 매달아 하늘로 난 창문을 열고 있었다.

어느새 쑥쑥 자라 푸른 하늘 안을 빠끔히 기웃거리는,

알알이 영근 눈동자들


쓱쓱 싹싹 폐휴지 같은 구름을 쓸어 모으다가

그 넓은 하늘을 손바닥 하나로 다 가려보기도 하는데


무엄한지고, 하늘 한 모서리를 닦는 척 귀를 쫑긋 세우고

슬그머니 하늘의 비밀한 모습들을 엿보려 들다니

(그림 : 이황 화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