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김사인

김사인 - 한 사내

누렁이 황소 2019. 9. 3. 22:04

 

한 사내 걸어간다 후미진 골목

뒷모습 서거프다 하루 세 끼니

 뜨거운 나이에

처자식 입 속에 밥을 넣기 위하여

일해야 하는 것은 외로운 일

몸 팔아야 하는 것은 막막한 일

그 아내 자다 깨다 기다리고 있으리

찻소리도 흉흉한 새로 두시

고개 들고 살아내기 어찌 이리 고달퍼

비칠비칠 쓰레기통 곁에 소변을 보고

한 사내 걸어간다 어둠 속으로

구겨진 바바리 끝엔 고추장 자욱

(그림 : 장용길 화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