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이정록
이정록 - 버섯 (어머니학교 23)
누렁이 황소
2018. 5. 22. 19:34
뽕나무 버드나무 미루나무 밑동에 지푸라기 덮여 있으면
뽕나무버섯 버드나무버섯 미루나무버섯이 자라고 있는 겨
임자가 있다는 뜻이지 그럼 아무도 안 건드려
별과 달은 바라보는 사람 거지만 버섯은 부지런한 사람 몫이여
우리 집 텃밭두둑의 감나무 뽕나무 미루나무엔
내가 사철 지푸라기를 덮어놔 니들이 버섯을 좀 좋아하냐
엊그제는 초롱산의 모든 소나무 밑에 외양간 마냥
지푸라기를 깔아놓으면 어떨까? 우스운 생각을 다 했다
그날 밤 꿈에 송이버섯이 죽순마냥 그득그득 솟아오르더구나
(그림 : 서인천 화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