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이정록

이정록 - 국수

누렁이 황소 2017. 7. 22. 21:35

 

푹 삶아지는 게 삶의 전부일지라도,

찬물에 똑바로 정신 가다듬고는

처음 국수틀에서 나올 때처럼 꼿꼿해야 한다.

 

국수걸대 회초리에서 몸 말릴 때처럼

입신양명, 끝내는 승천해야 한다

 

가장 가난한 입천장을 향해

후룩후룩 날아올라야 한다

(그림 : 허영아 화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