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이생진
이생진 - 동백꽃 피거든 홍도로 오라
누렁이 황소
2014. 3. 22. 21:58
나뭇잎은 시달려야 윤이 난다
비 바람 눈 안개 파도 우박 서리 햇볕
그 중에 제일 성가시게 구는 것은 바람
그러나 동백꽃나무는
그렇게 시달려야 고독이 풀린다
이파리에 윤기 도는 살찐 빛은
바람이 만져 준 자국이다
동백꽃은 그래서 아름답다
오늘같이 바람 부는 날 동백꽃은
혼자서 희희낙락하다
시달리며 살아남은 것들은
눈부시게 아름답다
(그림 : 백중기 화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