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장석남
장석남 - 수묵(水墨)정원 3 -물 긷는 사람
누렁이 황소
2014. 1. 28. 21:56
물通 하나 들고 가는 사람
물通 하나 머리에 이고 가는 사람
물通 지고 가는 사람
물 길으며 길바닥에 흘린 물자국
물 출렁이는 소리
通에 바가지 부딪는 소리
젖는 쑥대궁들
물通, 물항아리에 쏟는 소리
물항아리에
물 차오르면
어룽대는 물의 빛
고개 갸웃 하면 물 속에서 우러나오는,
사람의 가슴에도 그런 윤기 같은 게 있을 뿐
우리가 가장 나중까지 지녀야 할
가난의 寶庫
물通 하나 지고 가며
(그림 : 신재흥 화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