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장석남

장석남 - 수묵(水墨)정원 8 -대숲

누렁이 황소 2014. 1. 28. 21:51

 

 

해가 떠서는 대숲으로 들어가고

또 파란 달이 떠서는 대숲으로 들어가고

대숲은 그것들을 다 어쨌을까

밤새 수런수런대며 그것들을 어쨌을까

싯푸른 빛으로만 만들어서

먼데 애달픈 이의 새벽꿈으로도 보내는가

 

대숲을 걸어나온 길 하나는

둥실둥실 흰 옷고름처럼 마을을 질러 흘러간다

(그림 : 박영옥 화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