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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정숙 - 동지 팥죽시(詩)/시(詩) 2020. 12. 4. 15:54
이웃들이 함께 소소한 행복을 논하면서 먹는
훈훈한 역사가 깃들어 있고
고향의 호롱불 아래에서 먹었던 아련한 기억도
스멀스멀 끼어들고
혈관에서 달달하고 부드러운 하루가
동글동글 저녁으로 모이고 있다
감나무에 흰눈이 쉴 새 없이 쌓인 밤이면
동치미 국물과 함께 하얀 어둠도 함께 마시면서
동짓날 긴긴밤이 건너가는 시간이다
시장 죽집 부엌의 픙경들이
벽화로 박제되어서
하늘이 열리는 동안
빨간 자전거 타는 아저씨
아름다운 이야기 배달하고 걸어가고 있다
시장에서 어머니와 함께 허기를 채우던
내 유년이 따뜻하게 데워지고 있었다'시(詩) > 시(詩)'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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