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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하선 - 청시(靑枾)시(詩)/시(詩) 2020. 10. 16. 17:13
초여름
바람이 많은 날 이면
청시(靑枾)가 떨어져
동네 개들이 짖어댄다.
그럴 때 어머니는
작은 항아리 단지에
간간하게 소금물을 붓고
청시(靑枾)를 넣어 둔다
미숙하고 너그럽지 못한 마음도
우려내야 떫은맛이 사라진다고
작은 항아리 단지 속의
떫던 청시(靑枾)가 달큰 해지고
어느새 내 마음도
달달 하게 익혀지던 시간
초여름 청시(靑枾)가
떨어지던 내 고향 유월
대문간 옆에 벅구는 또
컹컹 짖을 것이다(그림 : 김한숙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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